슈퍼커브와 오토바이...
내가 슈퍼커브라는 놈을 알게된건 아마 2013년인가 그랬을꺼다...
혼다가 국내 법인 세우면서 정식 출시가 된 걸로 기억하는데
당시의 국내 수입되는 커브는 중국공장 사양이였을꺼다.
계기판이 지금의 커브와는 사뭇다르고
전면 헤드라이트도 커브의 모습보단 시티의 모습이 많이 닮아있는
단지 노란색의 조금 특별한 컬러가 이뻣던 커브로 기억하는데
차값이 240만원 근처였던지라 한대정도 굴리기엔 그리 부담되지 않겠다는 생각에
당시 여자친구였던 지금의 집사람한테 보여주며 한대 사볼까?? 했던 기억이 있다.
아마 그즈음부터 한참 레트로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그즈음부터 이른바, "카페레이서"라는 장르가 국내에 알려지면서
듣도보도못한(?) 브랜드들이 국내에 많이 상륙했었던걸로 기억한다.
당시, 이륜차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던 나는
이참에 한대 타고 돌아다녀볼까? 라는 생각만 했고
그땐 또 야구에 잠시 미쳐있던터라
하체단련(?)을 핑계로 자전거에 입문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레 오토바이에 대한 관심이 식었다.
그렇게 자전거에 입문을 하면서
유툽영상을 탐독하게 되고... 결혼을 하고, 첫 아이를 출산하고, 자전거도 기변을 하고, 둘째놈도 낳고
전국을 유랑(?)하며 각종 대회에도 참석하는
어느순간 야구는 은퇴(?)하고 자전거만 타는, 몸에 항상 자덕라인이라는 져지와 빕숏의 흔적을 남기고 다녔다.
그러던 중에...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면서
퇴직금으로 뭘해볼까 생각하다 자전거 기변은 너무 큰 돈인지라
오토바이를 사보자 하고 비교적 저렴한 원동기 중에
"cg125" 라는 저어기 중국 어딘가에 있는 공장에서 과거 혼다 도면으로 만든
요상한 클바(클래식 바이크)를 중고로 업어오게 되었다.
사실 그때도 그냥 커브를 샀으면 될텐데
유투브 알고리즘이 알려주는 요상한 영상들 덕분에
남자라면 네이키드고, 카페레이서며, 클래식이지!! 하는 홍머병 아닌 홍머병의 영향이였다.
근데 막상 타니까 원동기가 주는 출력의 한계랄까... 물론 시속 80키로가 넘어가는 속도가 결코 느린속도는 아니지만
어디라도 가볼려하면 나를 추월하는 다른 오토바이들에 대한 동경 아닌 동경을 하게 되고
결국 "2종소형" 이라는 면허에 대한 벽을 느끼면서
바쁜 현생을 핑계삼아 "나중에 하자..."로 미루고 또 미루게 되었다.
물론 cg125도 어느순간 주차장만 지키고 있다가 당근행으로 팔리는 신세였고 말이다.
택배를 시작하고 강도높은 육체적노동에
쉬는날 자전거라는 강도높은 취미가 힘들어 할때쯤...
또 유투브 알고리즘으로 인해
시원한 도로를 질주하는 오토바이 영상을 접하게 되었다.
이참엔 진짜 2종소형을 취득하고 다시 오토바이를 타보자는 생각에
없는 시간을 쪼개 면허를 취득하고 그렇게 지금까지 4년간 열심히 탔다.
당연히 원동기 시절을 떠올리며
일단 가볍게(?) 쿼터급의 배기량으로 시작해보자는 생각에
매물을 고르고 골라 cbr250r을 업어오게 되었고
100키로가 넘어서도 계속 가속하는 녀석의 출력에
"이것이 진정한(?) 오토바이지~" 하면서 즐기기도 잠시...
반년도 안돼서 출력에 한계를 또다시 느끼며
"그렇다 미들급으로 가는거다." 라는 결심아닌 결심을 하며 기변을 준비했었다.
뭐 그뒤론 대부분의 오토바이 라이더가 그러하듯이
좀더 넓어진 활동반경으로 각종 고갯길이나 초과속(?)이 가능한 직선구간에
각종 오토바이들이 모이는 바이크카페등등을 돌아다녔다.
자전거 땐 들고다닐 엄두도 안난 카메라였지만,
오토바이부턴 그 부담이 덜해 들고다니며 많은 사진(추억)도 남기며
그렇게 한해 한해를 타다보니
어느순간 커브를 타고 있더라...
커브는 백색가전이다.
라는게 내 생각이긴 했는데...
막상 타기 시작하니까 사진찍는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둘도없는 최고의 선택이긴 했다.
피사체로도 차가 작다보니 한프레임에 넣기도 편하고
짐대에 달려있는 폴딩박스에 가방 수납도 용이해서
대부분의 바리(오토바이 라이딩의 은어)때마다 아주 편하게 사진도 겸해서 즐겼다.
부담없는 연비 (마이클에 기록된 커브의 연비는 60키로에 근접한다)에
부담없는 유지보수비... (이건 내가 부셔봐서 알수있는 부분이지만 진짜 저렴하긴하다.)
가벼운 무게로 주차도 상당히 편하다 (공차중량 100키로 겨우 넘는 놈이니 세워놓고 맘에 안들면 들고 옮기면 된다.)
비슷한 차 중에 msx125도 있지만
생긴게 미래지향적인데다 클러치가 귀찮아서 (원동기의 기어변속 타이밍은 아주 짧다)
그돈이면 그냥 커브를 타지... 이 마인드다.
거기다 짐대가 기본 패시브라 딱히 악세사리 파츠를 고민안해도
모캠(모토캠핑의 준말)도 언제든 쉽게 떠날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자주 보는 모캠 유투버도 커브로 전국을 돌아다니니 말이다.
물론 낮은 배기량과 진동으로 인해 불편한 부분이 적잖이 많지만
뭐 요즘은 네발이든 두발이든 100키로를 넘으면 그냥 무서워하는 중인지라
60-80키로만 나오면 딱히 불만이 없다.
오히려 천천히 다니면서 주변을 더 즐기고, 평상시 못보던 풍경을 보는 재미로 다니는 터라 오히려 만족한다 해야하나...
그렇게 올한해도 약 1.5만키로를 커브와 함께 했다.
2025년 달력을 만들면서 사진을 확인해보니
1월 사진을 제외하고 주구장창 커브사진만 있더라
올 2월에 업어와서 거의 커브만 탔으니 아주 당연한게 아닌가 싶으기도 하지만
누적적산을 추억으로 생각하는 나이기에
올해는 정말 커브와 즐거운 추억이 많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제법 시간이 지나서
블로그를 뒤져읽다 이글을 본다면
24년도의 기억은 커브와 함께한 시간들로 기억되겠지
그러면서 라이트룸을 켜가지곤
커브를 찍고, 커브와 함께한 순간들을 찍은 사진들을 찾아보겠지
아마 기변을 하긴 하겠지만
아마 혼다 원동기 종류로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고배기는 무겁기도 하고, 사실 속도는 이제 크게 신경을 안쓰는 부분인지라
작고 가벼운 차면 딱 좋다 라는 생각이다.
이런 산 정상 가려면 최대한 가벼운 차가 편하니깐 말이다.
한가지 목표 아닌 목표가 있다면
그간 오토바이는 신차를 한번도 사본적이 없어서
다음 기변차량은 신차로 0키로부터 내가 그차의 끝을 보고싶다 정도?
아는 지인 중에 카타나를 그렇게 7만키로를 바라볼정도로 타시는 분이 있어서
차와 다르게 기변이 아주 쉽고 자주하는 오토바이에선
그게 낭만이지 아닐까 싶다.
봄에 올라가봤던
전에 살던 칠원읍에 있는 자양산을 커브로 올라가보며
느낀 생각이다.
다 좋은데 이차는 중고인지라 내가 타기전 약 5천키로에 대한 추억을
내가 알수가 없으니 그게 아쉬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