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같지 않은 일기

오랫만에 만난 그놈...

grayseaky 2024. 12. 28. 22:17

자전거를 한참 탈때 만났던 사람들 중에

나보다 나이어린 친구는 단 2명이였다.

 

물론 스쳐지나간 사람중엔 더 많았겠지만,

단톡방을 파고 멀리 살지만 자주 얼굴을 봤던 사람들 중엔 그 두명만이 동생이였다.

 

본가가 서울이였고, 취업하면서 춘천으로 주거지를 옮긴 그놈은

생애 처음으로 전세집을 계약했었고,

본가나 기숙사가 아닌 진정한 의미로다가 자취를 시작하게 되었다.

 

마침 내 스케줄하고도 맞아져서 이사하는날 무려 춘천까지 올라가서 그놈 이사를 도와줬고

대충 살림살이 확인하고는 내려와서 탁자나 시계등등의 살림살이를 택배로 대신 주문해줬다.

집들이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말이다.

 

이제 나는 더이상 자전거를 타지 않게 되면서

다른 사람들하곤 연락이 전혀 없었지만,

그놈도 사진을 좋아하고 나도 사진을 좋아하다 보니

어떻게 어떻게 계속 연락을 하고 살게 되더라...

 

그러던 중 24년 마무리 삼아 

지리산 천왕봉 일출에 도전한다는 그놈 연락을 받고서

온김에 얼굴이나 보고 가라는 말에 피곤할텐데 군말없이 진짜 오더라...

 

남쪽나라지만 바닷바람은 상당히 추웠다.

 

이삿날이후로 처음만난거 같은데도 불구하고

항상 보던 모습 그대로라 익숙한게 웃기긴한데...

사실 곰곰이 생각하면 그놈도 많이 늙었(?)고, 나도 이제 많이 늙었(?)다. 뭐 낼모레 진짜 40이니까...

 

바다를 자주 볼일 없는 동넨지라 열심히 셔터를 누르더라는...

 

이제 누구와의 약속이든 상관없이 카메라를 들고 나가는게 습관이 되었다.

항상 필름과 디지털로 꾸준히 기록을 한다.

매 순간 순간의 기억은... 아무래도 사진만큼 확실하게 남기는게 없는듯 싶다.

 

대충 20살부터 생각하더라도... 카메라로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지난 4년여 시간을 제외하곤

나머지 기억이 내 머릿속 기억일뿐,

그걸 제대로 기억할 사진이 없는게 많이 아쉽다.

 

때론 흑역사일때도, 기억해내면 이불킥할 기억일수도, 아련하고 아픈 기억일수도 있지만

그 지나간 시간에 대한 막연한 아쉬움이,

사진으로 더 선명하게 남는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더 크다.

 

더 부지런히 찍고, 더 부지런히 남겨야겠다.

당장엔 스쳐지나가는 순간이지만

40을 기다리는 내가 20년전 모습을 그리워하듯

나중에 시간이 더 흐르면 그때의 나는 지금을 그리워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