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같지 않은 일기

노랑노랑 은행나무와 하루...

grayseaky 2024. 11. 24. 22:25

 

 

노랑노랑한 은행잎이 참 좋다.

올해는 겨울이 천천히 와줘서

작년보다 많이 오래 은행잎을 구경하는 것 같다.

 

고령에 있는 은행나무숲에

최근에만 3번 정도 갔던것 같은데

오늘에야말로 제대로 노랑노랑한 은행잎을 구경한 기분이다.

 

어린시절...

처음 창원으로 이사왔을때 기억도

가로수로 심겨져 엄청난 쓰래기(?)를 만들어준 은행나무였다.

 

5살때 여름에 이사왔던걸로 기억하는데

매년 가을만 되면 집앞 도로옆 가로수에서

떨어지는 은행잎으로 

거의 눈이 쌓여있는 것마냥 은행잎이 쌓여있었다.

 

깨끗한 은행잎으론 책갈피도 만들었던거 같은데

무튼 나는 은행나무를 아주 많이 좋아한다.

 

근데 작년, 제작년 은행나무 시즌을 놓혀서...

올해는 무조건 찍어보겠단 생각이 

은행나무숲 출사를 세번이나 하게되더라...

 


 

 

항상 그렇듯이 아침으로 맥모닝을 먹구서 출발을 한다. 

계절이 여름일땐 좀더 이른시간이지만 지금같은 계절엔 해가 어느정도 떠오르고 나서야 출발을 한다.

아무래도 오토바이는 추위에 약한 취미니까

 


 

 

같이 알고 지낸지 한 2년되는 동생이

최근 오토바이 기변을 했다.

 

덕분에 그녀석 바이크도 구경할겸

겸사겸사 나와서 사진좀 찍자고 했다.

 

당연히 오토바이 사진 찍어주는 대신 모델도 되어줘야겠지?

열심히 시키는데로 사진찍혀주는 모습이다.

 

확실히 85미리를 써보니 왜 인물사진에

적합한 렌즈인지 알것같다.

 

그간 50미리가 눈화각이라 해서 줄곧 50미리만

열심히 써왔는데 

이번에 접한 85미리는 구도를 잡는게

이렇게 쉬웠구나 싶으다.

 

단지 렌즈가 구린놈이라 색수차가 잘보이는게 함정이지...

 

대충 뒷배경만 괜찮으면 막찍어도 잘나오는 화각이라

앞으로 사진찍기 정말 편할것 같다.

 

 

 


 

 

나를 필름의 세계로 안내한 동생놈이다. 

오늘 못오니마니 하더니만 갑자기 어디선가 우렁찬 배기음이 들리더니 뿅하고 나타나더라

덩치에 안맞게 오지게 큰 오토바이를 끌고 다닌다.

역광이라 하기엔 해가 중천이라 걍 머리위에 있을때 찍었다.

할레이션을 잔뜩 기대했지만 그냥 렌즈 플레어만 이상하게 터지는 ㅋㅋ

그래도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귀여운 벤리와 메테오다.

위에 벤리는 오늘 같이 온 형님차고 (사실 형수님 오토바이지만...)

밑에 메테오는 기변했다는 동생차다. 

아무래도 망원 화각이다 보니 집중은 되지만 전체를 찍긴 좀 애매하긴 했다.

 


 

그래서 같이 들구간 eoa650으로 그녀석의 메테오를 담아줬다.

그냥 사람들한테 eos650이라고 하면 대부분 크롭바디의 eos650d를 생각하더라

지금 타이밍에 중고라도 사올만한 기종이 아니지 않나?? 하는 표정으로 말이다.

 

물론 650d도 쓰려면 어떻게든 쓸수있는 바디긴 하다만

내가 주서온 650은 eos의 시작을 알리는 필름 650이다.ㅋㅋㅋ

 

동네당근에서 코닥 컬러플러스 200이 들어있는 단돈 5만원에 팔고있던 그 매물을 아주 빠르게 낚아채서

지금 내손에 있는 것이다.

 

사실 똥(?)인지 된장(?)인지 5만원이면 저렴하게 확인 가능한거 아닐까 하는 생각에 주서온거지만

오늘 현상해서 결과물을 보니 충분히 괜찮은 결과물인거 같아

기분이 좋다.

 

 


 

 

은행나무 실컷찍고서 나는 대구시내로 들어갔다.

나머지는 대구시내 소리만 듣고서 다 집으로 가더라... 매정한 사람들...

창원에도 현상소가 있지만

대구에 있는 현상소가 가격도 저렴하고 결과물도 빨리나오며 무엇보다 동성로에 있다보니

주변에 찍을거리가 참많다.

(그래놓고 오늘은 카메라 꺼내지도 않았다.)

 

오늘 찍은 필름부터, 앞에 찍어놓은 필름들에

아까 받은 동생놈 필름까지해서 총 5통을 현상 맡기고

그전에 현상 맡겼던 필름들도 수거해서 챙겨나왔다.

 

생에 첫 슬라이드 필름 현상본이라

집에 오자 마자 맥북에 흰 화면 켜놓고 감상했다.

 

위엔 일반적인 네거티브 필름

아랜 슬라이드 필름이라 부르는 포지티브 필름

 

항상 작례로만 보던 그 필름의 실제 모습을 보니까 신기하면서도 재밋다.

그러면서도 왜 진즉에 필름으로 사진찍을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자책감도 드는...

 


 

 

 

 

집에 오는 길은 팔조령으로 해서 내려왔다.

그놈의 전용도로를 피하고 피해서

산속을 가로질러 대구를 탈출했다.

 

생전처음 가보는 길이라 

사실 재미는 있었다.

길눈이 밝은 터라 한번 간곳은 대충 기억나는 풍경들인데

오늘 지나온 팔조령 길은 진짜 생전 처음 보는 길이라 

지나오는 내도록 눈이 즐거웠으니 충분히 재미는 있었다.

 

단지 교통량이 많은게 흠이지...

 

도로 전세내고 혼자 낭낭하게 타는게 편하지

신호등 많고, 내 앞뒤로 차가 많으면 아무래도 운전하는데 

피로도가 많이 올라간다.

 

엥간히도 안나가는 차 억지로 혹사도 시켜야 하고 말이다.

 

 


 

집에 와선 열심히 보정하고

여기저기 글쓰고 사진올리고... 

중간에 저녁먹고

또 씻고, 애들하고 잠시 놀아주고...

또 글쓰고 사진올리고...

 

...

 

같은 내용 반복하려니 약간 현타가 오기도 한다.

뭐하는 짓인가 싶으기도 하다.

 

그렇게 쓰고 올린다고 봐줄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무튼 오늘 하루도 알차게 보냈고

일기 같지도 않은 두서없는 일기도 여기서 줄여야겠다.

 

피곤하다.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