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바다...
1주일에 하루만 시간이 나는 편이다.
커브를 타고 하루 돌아다니는 시간이 말이다.
저번주 대구를 올라가는 바람에
집기준으로 북쪽방향으로 올라가는 바리는 살짝 지겨워서
서쪽과 남쪽, 그리고 동쪽중에
이번주는 동쪽을 정했다.
동해바다를 보기로 말이다.
집에서 당일치기로 볼수있는 동해바다의 마지노선은
경주앞바다다.
날이 좀 많이 따시다면 포항 앞바다도 볼수 있겠지만
요즘같이 해가 빨리지는 겨울엔 아무리 따신 남쪽나라라 한들
해가 없는 시간에 밖에서 내달리고 있으면
많이 서글프다.
사실 출발전에만 하더라도 나름의 계획은 있었다.
매번 경주를 갈때완 전혀다른 시간에 출발을 하면서도
첨성대를 다시 들릴까
왕릉사진을 담을까 하는 경주에서의 다양한 사진을 계획하긴 했다.
근데 막상 출발해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거리를 생각하면 3시간이 좀 넘는 시간이 걸리는게 맞긴한데
이상하게 시간을 손해보는 느낌이 계속들었다.
앞에는 이정도 안걸린거 같은데... 하면서 말이다.
경주시내를 통과하면서도 벌써 점심시간이 지난걸 확인하고는
눈으로만 왕릉을 구경할뿐 차마 내려서 카메라를 들이댈 생각은 못했다.
아까 운문댐 망향정에서 괜히 시간을 많이 보냈나 싶었다.
북면을 통과해 밀양으로 들어가면서
앞에 차 뒷유리창에 비치는 모습에 왠 카메라가 보이는듯 했다.
평상시 핑크색 커브를 타고 다니다보면 의도치 않게 어그로(?)를 많이 끌다보니
(차주는 왠 아저씬데 핑크커브다보니...)
커브 색이 흔하지 않아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늘상 들리는 공원화장실에서 어떤 아재 한분이 인사를 한다.
대충 몇마디 나눠보니 매주 운문댐에서 바이크 사진을 촬영하시는 작가분이셨다.
추운데 커브로 어디 가시는거 보고 찍어봤다.
삼량진쪽으로 가시는줄 알았는데 계속 같은 방향으로 가는거 같아서 인사드렸다.
고 하시는 말에 경주에 사진 찍으러 갑니다 하니까
보니까 함안 번호판이시던데 멀리 가시네요~ 하시더라
음... 경주가 멀다고 생각한적은 없는데...
바이크 이야기, 카메라 이야기를 좀 나누다
다시 제갈길을 가기 시작했고
얼마 안가 운문댐 망향정에서 다시 만나 또 비슷한 이야기를 나눴다.
음... 비슷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건 많은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기회가 되긴 하는것 같다.
작년 관성솔밭에서 모캠을 끝내고 복귀할때
운문댐에서 패닝샷하나를 받았던 적이 있긴한데
날이 따시다곤 하나 아직 겨울이라 노면이 좋지 못할텐데
많은 바이크가 지나갈까? 싶었다만
그래도 제법 지나는 다니더라...
인사에 인사를 거듭하며 망향정을 떠나 경주로 들어갔다.
경주가는 길은 전용도로 이슈로 인해 두발이는 상당히 안좋은 길의 연속이다.
혹에나 경주갈일이 있으면 경주ic 입구까지 같이 가는 오토바이를 볼수 있을수 있다.
경주 ic 바로 앞에 있는 휴게소에서 우회하는 길이 있다보니 그렇다.
매번 지나가면서 살짝 쫄리는 그런 곳이다.
일요일 치곤 경주시내는 한산한 편이였다.
처음 오토바이로 경주를 갔을땐 입구에서부터 이어진 차량 정체에 지레 겁먹고서
오토바이를 돌렸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은 신호만 걸릴뿐 아주 무난하게 경주시내를 통과했다.
가장 핫플(?)인 황리단길도 아주 쉽게 탈출했으니 뭐..
감포에 있는 다해식당까지 다이렉트로 간다음 거기서 점심을 먹고 감포항을 구경하러 들어갔다.
식당 바로 뒤가 항구인지라 가벼운 마음으로 카메라들을 목에 걸고 걸어서 이동했다.
구름이 많았지만 해가 보여줘서
사진찍기엔 좋았다.
생각보다 많은 배들이 정박해있었다.
나야 어촌이 돌아가는 구조를 잘 모르다보니 무슨 이유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나름 큰배들이 이렇게 모여있는건 처음보는듯해서 신기했다.
갈매기 구경도 실컷하면서 항구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지금에야 드는 생각이지만
새우깡이라도 한봉지 사왔으면 더 재밋는 사진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항구를 나와 골목을 걸어본다.
과메기 철이다 보니 여기저기 생선들을 말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과메기는 불호인지라 피사체로 쓸뿐 간김에 사와야겠다는 생각은 안들었다.
몇번 먹어봤지만 먹을때마다 그리 좋은 기억이 아니라서...
예전에는 그냥 오토바이 세워두고 찰칵찰칵한뒤 담배한두대 태우고 이동이였는데
당장 집근처도 산책하면서 찍어보다보니
오늘도 산책으로만 1시간 가량 돌아다니며 사진을 담았다.
필름을 쓰면서부터 이런 습관이 생기는것 같다.
주변을 관찰하려는 습관이 생긴거 같아 기분이 좋다.
이렇게 계속하다보면 좀더 좋은 사진을 담을 수 있지 않을까?
가게들이 몰려있는 골목을 나와 커브가 있는곳으로 간다.
더 돌아다니면 담을곳이 더 나오겠지만
그랬다간 오늘 집에 못갈것 같아서 부지런이 해수욕장으로 이동했다.
커브 사진을 담아주며 해수욕장을 둘러본다.
가족단위로 오셔서 동해바다보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고 계시더라
애들 데리고 몇번 와보긴 했는데
명절때 날씨만 괜찮으면 와볼만 하긴 할것 같다.
오늘같이 바람도 적게 부는 날이면 애들 감기 걱정안해도 되니 말이다.
복귀하는 시간이 늦어지는 덕분에
청도를 지나면서 일몰을 봤다.
창녕을 지날땐 온몸이 춥다만 외치고 있었고
낙동강을 건널땐 온갖 쌍욕(?)을 지르며 지나갔다.
이사오기전 살았던 칠원읍이 그리워졌고...
거기서 10분가량을 더 달려서 집에 도착했다.
집에와서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으니 다시 노곤노곤해졌다.
춥다고 커피를 많이 마셔 덕분에 잘시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기를 쓰고있는 중이다.
이제 월요일이다...
명절을 앞둔 일주일이라
현생이 고달플 예정이지만...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고
매년 겪는 일인데
그런갑다 하고 일해야지
오늘 충분히 정신적으로도 힐링하는 하루가 되었으니
잘 버틸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