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달리기를 시작하면
여러가지가 신경쓰이지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1km당 얼마의 시간으로 이동하는가를 따지는
평균 페이스일꺼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땐 이게 가늠이 되는 수치가 아니다.
누군가에겐 1km를 뛰는 것 자체가 도전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이 속도가 빠른건가, 느린건가, 무리한건가, 대충한건가 하는 애매함일수도 있다.
수학을 싫어했지만 통계학은 좋아했던 나로서는
결국 데이터가 쌓이고 쌓여야
그러니까 달리기를 시행하는 횟수를 늘리고 늘려야
비로소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을 수 있다 생각했다.
결국 처음에 시도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서
그저 뛰기 시작하는게 맞다.
그게 시간이 목표든, 거리가 목표든지간에
목적지를 정해놓고 달리기 시작하는것
그리고
꾸준한 기록으로 내 페이스를 찾는것
그게 정석적인 방법이 아닐까 싶다.
물론 달리기를 지속할수록 이 페이스란 놈은 점점 빨라진다.
운동효과라는게 나타날테니 아주 당연한 이야기다.
그리고 이 페이스라는 놈을 이용해서
우리는 본인만의 목표를 좀더 세분화해서 정하기도 한다.
내가 처음 뛰기 시작했을때 내 평균페이스는 대충 6분 언저리였다.
5km만 뛰었을때 30분 정도 걸리는걸 보면서
10km 목표를 55분으로 잡았던 때가 있었다.
즉, 대회때까지 5:30의 페이스로 10km를 완주하겠다는 나와의 약속이였다.
그쯔음 기록이면 런린이를 벗어나 런청년이 되는 시점이고
대충 이제 달리기가 취미생활입니다 라고 말하기 쉬운 포지션이기도 하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가 크기에 몇년을 달려도 55분내에 10km를 완주못하시는 분들도 많다.
근데 대회를 나가보고자 한다면
가장 큰 벽이라고 생각되는게 5:30 페이스를 넘어서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다행이 나는 금방 저 벽을 넘어섰다.
자랑은 아니지만 과거 자전거를 나름 빡시게 탓던것이
또 운동을 안했지만 체중관리는 꾸준히 잘되고 있었던것이
내가 55분 벽을 금방 허물고
다음 레벨의 목표로 수정할수 있었지 않을까 생각한다.
처음 55분을 기록하던날
10km의 완주를 생각하고 힘을 아껴야 겠단 생각으로
나는 달리기였지만 조깅에 가까운 속도였는데
막상 7km가 넘어서고 나서부턴 주변이 휙휙 지나가는 속도의 달리기가 되어있었다.
무릎과 발바닥에 전해지는 충격은
원래 뛰던 충격과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의 충격이였고
이렇게 달리는게 맞나? 싶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벽을 지나 더 빨리 뛰고 있었으니
내 몸이 아직 적응 전이구나 라고 생각할 뿐이였다.
개인 pb를 갱신해서 기분이야 좋았지만
생전 처음 느껴보는 속도에 의한 충격은 무릎에 충분히 데미지를 줘서
약간 시큰거리는 느낌을 남겨놓았다.
평상시 일할때도 무릎에 피로감을 많이 느끼는 편인데
역시나 오른쪽 무릎이 불편했고
가동범위에 대한 통증은 없기에
쉬면서 최대한 주변부위 근육을 풀어줬다.
그리고는 나와 비슷한 증상을 검색해보면서
최악과 차악을 구분했고
반월판 손상은 전혀 생각할 필요가 없을꺼 같았으며
아마 심해지면 슬개건염일꺼 같다는 결론이 나왔다.
물론 더 아팠으면 병원부터 갔겠지만
검색하며 쉬는동안 통증은 없어졌고
다시 조깅부터 시작하는 루틴으로 훈련에 돌입했을땐
내 무릎은 충분히 강해져있더라...
뭐 정확히는 무릎을 둘러싼 근육들이 더 강해졌겟지만
그 이후로 처음 4분대 페이스를 접했을때도
내 몸은 금방 적응해줬다.
다리에서 전달되는 충격은 상상이상으로 컷지만
덕분에 이번엔 왼쪽 햄스트링에 약간 문제가 생겼지만...
대회때 4:40 페이스로 완주를 할 수 있었던게
내가 계속 성장하면서 겪는 성장통들 아니였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사실 계속 달리면서 부상걱정을 안하는건 아니였다.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불안함과 걱정이 앞섰다.
내가 전업으로 달리기를 하는것도 아니고
먹고살려면 내 현생을 유지해야하는데
취미로 인해 현생에 타격을 받는다면
나만 바라보는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한일인지라
조금이라도 통증이 느껴지면 걱정이 앞섰다.
종아리도 계속 뭉쳐있었고
대퇴사두근과 슬개건쪽...
햄스트링과 중둔근
더위론 척추기립근까지
관절인가? 싶었던 부위는 다행이 대부분 근육부위였고
발목이나 발바닥... 특히 발톱과 아킬래스건은 아직도 전혀 통증이 없는게 다행이다 싶다.
또 하나 좋은 점은
한번의 근육통을 넘을때마다
내 기록이 좋아지고
더 빨리 더 멀리 부담없이 뛰어진다는게 행복했다.
보통 새로운 취미를 가지면
올해의 목표로 끝내는것이 아니라
언제나 항상 지속가능한 취미가 되야 한다는 주의인지라
올해 목표는 당연히 풀코스 sub4로 완주하는 것이지만
내년, 내후년... 그리고 내가 뛸수 있는 그날까지
지속가능하게 뛸려면 항상 목표를 점점 더 높고 크게 잡는게 습관아닌 습관이였다.
다른 취미와는 다르게
달리기만큼은 내가 정한 내 목표보다 항상 빨리 넘어서는 것 같아
내가 내 스스로를 과소평가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언제까지 과소평가가 될지는 모르겠다만
아무래도 올해만큼은 유지되었으면 싶다 ㅋㅋ
조기달성된 마일스톤들이 가르키는 지표가
풀코스 sub4보다 좀더 큰 목표도 가능할 수 있다고 하는것 같아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