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같지 않은 일기

오래간만에 일기

grayseaky 2024. 12. 4. 22:26

최근에 바빳다. 현생이...

덕분에 퇴근하고 뭐 한것도 없이 잠만 자는 그러한 일상이였다.

 

지난 주말, 평소보다 많은 물량을 쳐내고 힘겹게 퇴근을 하구서 대구 동성로에 갔다. 필름 현상을 맡기기 위해서다.

 

 

날이 아직 따뜻해서 그런가 은행잎이 많이 살아남았다. 

아니.. 아직 시퍼런 놈들도 제법 많았다.

 

근처 골목에다 주차를 하고 서둘러 현상소로 향해본다. 대구 동성로 휴대폰 거리 근처에 있는 현상소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안보이는(?) 사이즈로 자리하고 있다. 여지껏 세번정도 방문한 기억인데, 갈때마다 다른사람을 만난것 같다. 신기하다...

 

 

 

간김에 영동이한테 받았던 아그파 썩필(?)도 현상을 맡겼다.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필름이라 감도를 50으로 맞추고 찍었는데, 크게 기대는 안했지만 역시나 그윽한 된장맛이 퍼지는 스캔본으로 돌아왔다. 솔직히 누런부분이 심해서 "뭔 이런 필름이 다 있..." 할 정도다. 동네사진이 대다수였지만 건질만한 사진은 1도 없었다. 그냥 현상비만 날리고 앞으로 오래된 필름은 피해야겠다는 생각을 할뿐...

 

현상소에서 나와 길을 건너면 얼마안가 김광석 거리에 도착한다. 들어가는 입구쪽 반대편에 저 건물이 있는데... 건물이 특이해서 갈때마다 찍긴한다만 사실 아직 저 건물이 어떤 건물인지는 모른다. 항상 검색해봐야지 하고 그냥 지나친것 같다.

 

 

 

김광석거리에선 필름으로 많이 찍어서... 미러리스로 담긴 사진이 없다. 카메라 바디 두대를 사용하면 이게 진짜 문제다.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미러리스로만 찍었거나 혹은 필름으로만 찍어서 막상 블로그를 쓰거나 인스타에 올릴때 난감하곤 한다. 

 

다시 주차된 차로 돌아가는 길에 나름의 장노출도 찍어봤는데, 삼각대 어뎁터 갈아끼우기 귀찮다는 이유로 이것또한 필름으로만 찍혔나보다... OM1에 중네스틸 넣어놨던걸로 기억하는데 빨리 현상을 맡기던가 해야겠다. 어떻게 담겼을지 궁금하네...

 

 

 

대구가 확실히 대도시이긴 한게 어디서든 고층건물이 잘 보인다. 물론 창원도 제법 있긴 한데... 이런식으로 구도심 건물과 고층건물이 같이 보이는 경우는 로케가 한정적이다. iso가 제법 높게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노이즈가 적게 나와서 의외였다.... 아니 필름작례만 계속 파고 있어서 그레인에 관대해져서 그런건가?? 

 

 


 

일요일은 조카생일인 관계로다가 아침에 느즈막히 기상해서 테스트중이던 삼성 퍼지줌만 챙겨서 목욕탕(?)에 갔다. 

동네 목욕탕이다보니 집앞 광려천 산책로를 이용해서 걸어갈 생각이라 20컷 정도 남은 퍼지줌 테스트를 마저 갈기고 오겠다는 생각이였다.

한, 15년?? 만에 다시 찾은 목욕탕이였는데... 막상 들어가니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근데 그 기억과는 반대로 요금은 상당히 현실적이더라... 기억을 뒤져봤을때 두배로 올랐던거 같은데...

 

퍼지줌에 들어간 필름이 코닥 울트라 맥스인데 이것도 아직 현상전이다... 진짜 현상소가 집근처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릴때 기억으론 집에서 자전거로 10분거리에 현상소가 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그 사진관이 맞는지는 모르겠다만 비슷한 이름의 사진관이 지금 집에서 더 가까운곳에 있긴하다. 물론 현상은 안하고 인화랑 스튜디오 촬영만 하는 곳이긴 하다만...

 

아마 내방정리가 끝나고 택배도 비수기에 접어들면 집에서 자가 현상에 도전하지 않을까 싶다. 내손을 믿을수 있는가에 대한 상당한 의문점이 있긴하다만... 많은 필갤유저들이 자가현상도 해보는게 좋다고 추천을 해서... 도전해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근데 현상하고 스캔이 문젠데... 매크로 렌즈를 하나 더 장만해야하나...

정말이지 필름이 상상이상으로 유지비용이 많이든다.

 

처음 필름카메라 주서올때까지만 기분이 좋았지... 카메라는 가격이 착하니까, 필름은 비싸고, 현상도 비싸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욕심은 점점 커지고.... 

 

그래도 연초에 찍은 내사진이랑 지금 찍고 있는 사진이랑 보면 확실히 달라지긴 했다. 

아무래도 노출에 대해 한번더 생각을 하고 찍게되고, 한샷한샷 아까워할줄도 알며, 무엇보다 작례를 오지게 봐서 그런가 구도도 훨씬 보기 좋게 담기는것 같다.

 

물론 인스타 뒤져보다 보면 자괴감에 빠지긴 하지만...

 

내일은 까먹지 말고 필름을 택배로 보내야겠다. 지금 포장은 해뒀으니 현관옆에 놔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