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쯤 배우 박정민씨가 쓴 책을 읽었다.
자주 이용하는 밀리의 서재에서 추천으로 뜨길래 생각없이 읽은 책인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거기다 나도 일기를 써야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어디다 일기를 쓸까... 하다가
처음엔 워드로 그냥 써서 노트북에 넣어둘까 싶다가도
써놓은걸 그냥 까먹을듯하여 폰 어플로 써볼까 했었다.
원래 일기라는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다시 읽어보는 재미로 쓰는건데
워드로 걍 써두면 시간날때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안들듯하여...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쓰는것도 한계가 있었다.
타이핑이 생각보다 편하지 않았고...
가뜩이나 하루종일 폰만 붙잡고 사는듯한데 일기까지 쓰려니 더더욱 오래 붙잡고 있는것 같아보여
결국 한 2주일 쓰다 치웠다.
그래서 그냥 손글씨로 써볼까도 했는데
아무래도 가끔 사진이랑 같이 남기기도 해야할듯 싶어서
결국 블로그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 결과 작년 연말부터 틈날때마다 일기라는 제목아래
궁상스러운 내용들로 채워나가는 중이다.
누가 볼지 안볼지 사실 큰 관심이 없는 글들이라
더더욱 생각없이 그때그때 마음내키는데로 쓰다보니
두서가 없고, 내용도 이상하긴 하다.
가끔 읽어볼때도 있는데
사람에게 외모만큼 말투도 차이가 나듯이
내가 쓰는 글이나 찍는 사진에도
나만의 특징이 묻어나는듯 한게 신기하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표현하는 방식이 조금 달라져가는것도 신기하고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오늘인데
퇴근하고 집 옥상에서 사진을 좀 담았다.
앞에 건물이 없었다면, 혹은 낮았다면 좀더 드라마틱하게 장노출을 담을 수 있었을텐데
건물과 건물틈 사이로 고가도로에 빛 궤적이 오히려 재밋게 표현되는것 같아 만족스럽기도 하다.
겨울인데다 오늘부터 또 타이밍 좋게 경남지방에 건조주의보까지 내려지는 덕분에
사진을 찍기엔 아주 좋은 환경이긴 하다.

달하고 목성이 나란히 서서 움직여주는 덕분에
의도치 않게 달을 계속 담아봤다.
렌즈 필터에 뭐가 묻었는지 반사광이 뜨던데...
추운데다 렌즈 청소할 도구를 안들고 올라와서 그냥 찍었다.
후에 라룸으로 지워보려했지만
건드릴수록 사진이 더 엉망이 되길래 그냥 놔두고 보정했다.
화각이 좀더 망원이였으면 달을 더 어둡게 찍어서 더 선명하게 담았을텐데
아마 f값이 11이거나 13일텐데도 저정도 밝기인지라...
그냥 만족하고 보정을 끝냈다.
오히려 달이 더 밝게 나오는것 같아 사진이 재밋어보이기도 하고 말이다.

노을지는 서쪽하늘엔 금성이 어마무시하게 밝은 상태로 보인다.
조금만 오른쪽으로 당기거나 넓은 화각으로 보면 은하수도 보이긴 할텐데
아직은 일몰시간에 걸쳐있어서 관측이 힘들다.
음력 설이 지나고 다시 그믐이 찾아오면
일출 직전에 은하수를 담을 수 있을텐데 그때를 기다려야할듯 싶으다.
사실 어제 ef렌즈를 하나 당근해오는 덕분에
eos650바디에 물려서 테스트샷 찍는다고 옥상을 올라갔지만
막상 찍다보니 같은걸 계속 찍는... 결과물도 바로 확인이 어려운데
필름만 낭비하는것 같아 보여 미러리스로 바꾸고 이것저것을 담아봤다.
너무추워서 찍다찍다 손이 어는것 같아 철수하긴 했는데
간간이 올라와서 노을이나 밤하늘을 좀 담아보는것도 나쁘진 않아 보인다
굳이 사진찍는답시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것보다
울집옥상도 생각보다 괜찮아보여서 좋다.
내일은 퇴근하는데로 대구에 현상소를 들리던가 해야지...
스캔된 슬라이드 필름 찾고 또 현상 맡길 필름들이 있어서
날씨가 좀 빨리 풀렸으면 좋겠다.
따듯한 남쪽나란데도 불구하고 낮기온이 영하라 일하기 아주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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