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일기

풀코스의 의미...

grayseaky 2025. 3. 27. 18:59

마라톤은 42.195km를 달린다.

왜 42.195km인지는 나무위키를 검색해보면 된다.

여러 썰에 대해 상세히 정리 되있다.

 

숫자적이고 역사적인 의미를 떠나서

마라톤이라는건

우리의 인생에 있어 상당히 다양한 순간 순간을 비유해서 말하곤 한다.

 

아예 인생 자체를 마라톤이라 말하는 경우도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뛸 수 있는 거리지만... 물론 기록을 떠나서

쉽게 완주하기 힘들어서 일까?

 

백명의 마라토너들이 스타트를 한다면

백가지의 각자만의 스토리를 가지고 결승점을 향해 가는 한편의 드라마가 시작되는 것이기도 하다.

 

비슷한걸로 내가 경험해본것중 하나는

과거 내가 활동했던 자출사라는 카페에서 진행했던

633랠리가 있었다.

 

나도 물론 참가해서 도전했지만

내 스스로 생각했을때도 그건 내인생의 중요한 드라마중 하나였다.

 

그리 내향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엄청 외향적이지도 않은 내가

 

뭔가를 도전하는 중에 얻게 되는 묘한 감정선 하나가지고

약 2년이 넘는 동안 랠리라는 것을 통해 사람들을 알아가고

같이 어울리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었다.

 

내가 달리는 순간순간도 드라마의 한 장면이였지만

내가 만나는 주자들 한분 한분도 각자 드라마의 주인공들이셨다.

 

그때당시도 고마움의 연속이였지만

지금 생각해도 고마운 분들이시다.

 

가까이 살질 않아서 1년에 몇번 볼일 없는 분들이시지만

글에서 혹은 댓글에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가끔 도로에서 만나 웃으며 대화하는 모든것이 추억이였고 좋은 기억들이다.

 

랠리자체로도 이미 난이도가 상당하기에 

뭔가 동질감이 크게 느껴져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마라톤도 비슷한것 같다.

 

지금이 러닝 붐이라고는 하는데

사실 나는 러닝붐을 떠나

 

살면서 꼭 도전해보고 싶은 것중 하나였기에

사실 지금이 러닝붐인게 약간 아쉬운 부분도 없진 않다.

 

물론 다양한 브랜드들이 참가를 하고

좀더 좋은 품질의 러닝 기어들이 

좀더 좋은 가격으로 나오는게 좋긴 하지만

 

유명한 대회마다 접수령 넘기가 어려운게 

러닝붐이 좀 사그라 들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무튼...

첫 대회를 뛰고 나서 드는 생각은

물론 내가 목표했던 기록보다 좋게 나와서 그런것도 있지만

 

야... 달리기 시작하길 정말 잘했다~

는 생각이였다.

 

대회장 도착부터 

출발선에서 긴장이라는 것도 해보고

막상 출발해서 정신없이 병목구간 뚫고 바라보는 주로는

설렘과 두려움, 

기대감과 막연한 공포심까지

 

별별 생각이 머리속을 스쳐지나가면서

당장 눈앞에 있는 내가 할일만 명확하게 떠오르게 해주더라

 

늘 훈련했던 그모습으로 쉬지않고 발을 굴리며 뛰는

 

내 앞, 옆, 뒤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으로 뛰는게

정말 오래간만에 이런감정이라 반갑고 즐거웠다.

 

주변 풍경이 계속 바뀌고

반환점을 돌아 이제 골을 바라볼때도

 

평상시 훈련할때 드는 잡념이런건 전혀 없이

할 수 있다. 갈 수 있다만 생각하며 또 열심히 뛰게 해주더라

 

인생에 있어 이런 명확한 주제만 가지고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루에도 수만가지의 생각이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물며 즐겁게도 해줬다가

가끔은 짜증도 나게 하고, 화도 나게하고...

 

물론 좀더 긴거리를 달리고 또 그게 풀코스 마라톤이라면

즐거운 생각보다 힘든 생각이 더 크겠지만

그래도 앞으로 가야 끝난다는 이 명확한 주제만큼은 

더 선명해질꺼 같아 미리부터 기대중이다.

 

원래부터도 나름의 고통을 잘참는 편인데

달리기가 주는 육체적인 고통을 참는것 처럼

내 남은 인생도 잘 참고 잘 버티고 싶다.

 

이제 평균수명 대비해서 절반을 넘어가는 중인데

쉬웠다면 쉬웠고, 어려웠다면 또 어려운 지난 살아온 시간이

아마 앞으로도 똑같이 펼쳐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잘 버틸수록 마지막에 느끼는 달콤함이 더 클테니까

열심히 버티고 또 버텨봐야겠다.

'러닝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러닝을 시작한지 약 5개월  (5) 2025.06.09
페이스...  (0) 2025.03.28
거리감각  (0) 2025.03.26
앞으로 하기로 한것  (0) 2025.03.25